출산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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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 2일차 초산모 유도분만 후기 ❤️ (글이 아주 길고 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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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baby face icon4개월
202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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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058

✏️출산 족보

☑️유도분만을 선택한 이유

주수를 다 채웠는 데 자연 진통이 걸리지 않아서 빠르게 일정 잡고 유도분만 진행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나은이를 낳은 것

☑️아쉽거나 후회되는 것

떠오르지 않음

 

💬진통과 출산의 과정

1월 26일 저녁 8시쯤 입원해서 내진하고 태동 검사, 수혈, 소변검사, 혈압, 체온 등 여러 검사들이 빠르게 진행됐다. 첫 간호사 내진 결과 자궁문이 2cm가 열렸고 결국 10시 반에 질정제를 넣어 일부러 자궁 수축을 촉진했다. 두세 시간 간격으로 계속된 내진 🥲

분만에 가까워질수록 간호사 선생님 주먹이 질 안에 들어오는데 자궁문이 덜 열렸을 때 받았던 의사 선생님 내진과는 다른 차원의 내진에 이 또한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그래도 이때까진 출산 뭐 이쯤이야! 다들 잘 해내는데 나도 할 수 있어! 하면서 웃을 수도 있었고 나름 여유 넘쳤다. 이때 더 많이 웃어뒀어야 했다 😇

새벽 4시, 드디어 자궁문이 4센치가 열렸으나 자궁벽이 두꺼워서 무통주사를 안 놔주셨다. 남편은 가족 분만실 쇼파에서 새우잠 자고 나는 잠 못 이루면서 강도가 훨씬 세진 자궁 수축에 점점 몸 가누기도 힘들어졌다. 일분일초 빨리 무통 천국을 느끼고 싶었는데 안 놔줘서 괜히 섭섭...🥺

그래도 분만 직전의 진통에 비하면 이 정도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나름 씩씩하게 잘 견딜만했다. 나는 그래도 고통에 둔한 편이기 때문에 이때까진 멘탈도 강했다. 난 할 수 있어! 점점 세지는 수축과 내진의 고통에 정신 못 차리고 허덕일 때쯤 6시쯤 무통 주사를 척추에 맞았고, 동시에 간호사 선생님이 내진하면서 양수도 일부러 터뜨려줬다.

무통 천국 20분? 30분 정도 느꼈나? 무통이 잘 안 듣는 산모들도 많다고 익히 알고 있었던 나는, 무통 약발이 너무 잘 받는다며 세상 신나했었다. 그러나 그 행복은 결코 오래가지 않았다. 유도분만 촉진제까지 들어가기 시작하니까 무통 천국이 순식간에 지옥으로 바뀌어갔다 😇

이제부터가 내 기준 제대로 된 지옥의 진통 시작. 1분 1초가 1시간 같았고 나은이 낳기 직전 2시간 반이란 시간은 내가 여태 느껴보지 못한 너무나도 낯선 그리고 다신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었다.

주기적으로 수축이 찾아올 때마다 본격적인 힘주기가 시작되었다. 자궁을 걸레 쥐어짜듯 뒤틀리는 느낌의 수축 강도였다. 허리도 끊어질 듯 아파서 하반신을 댕강 자르고 싶은 정도였다 😭 출산이 다가올수록 점점 몸이 떨려오고 식은땀으로 뒤범벅되고 억 소리가 절로 나왔다.

힘주기 할 때 아기가 잘 내려와주질 않아서 간호사들이 내 배를 아주 있는 힘껏 눌러가며 억지로 내려보냈다. 계속되는 진통에 나는 사경을 헤매기 시작했고, 간호사 선생님들이 다시 힘주라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잠깐 기절했는지 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그리고 댁들은 누구시냐고 물어볼 뻔했다.

분만 준비할게요! 외침과 동시에 트랜스포머처럼 침대가 의자로 바뀌더니 난 굴욕 의자에 시체처럼 앉혀졌고 간호사 한 분이 전동 면도기로 제모해 주셨다 😇 출산의 3대 굴욕 중 하나인 제모. 나는 한 마리의 포유류가 되어 온 신경이 출산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부끄러움 따위는 못 느낀지 오래됐다.

그냥 분만실에는 오롯이 내 고통만이 존재했다. 엄청난 진통이 1분에 한 번씩 오는 듯 했다. 진통 올 때마다 양손으로 쩍 벌린 다리를 가슴 쪽으로 당겨 수박을 낳듯이 힘을 줬다. 

이로써 분만 준비가 완전히 마쳐졌고 의사 선생님이 분만실로 올라오셨다. 그리고 다리 사이로 싹둑싹둑 회음부 절개 소리가 들리고(마취해서 안 아프고 소리만 들림) 여러 번의 힘 주기로 피치의 응애응애 울음소리가 들렸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래가 틀어졌고 오빠도 탯줄 자르기 위해 분만실 안으로 들어왔다. 나중에 입원실에서 오빠랑 수다 떨 때 문득 궁금해져서 나은이 탯줄 자를 때 무슨 느낌이냐고 물었더니 곱창 자르는 느낌이었다고...◡̈ 명불허전 우리 오라방구 😂💜 시적인 표현을 기대했건만 괜한 기대를 한 것 같다.

나는 너덜너덜한 녹초가 되었고 작고 소중한 나은이는 간호사 선생님 손에 맡겨졌다. 그리고 10개월 동안 나은이를 지켜준 태반까지 쑤욱 나오면서 밑에선 의사 선생님이 열심히 후처치를 해주셨다. 후처치도 물론 따끔따끔 아팠지만 그깟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지금 현재 회음부랑 항문의 고통에 시달리는 중)

그 작고 고사리 같은 손에 먼지같이 작은 손톱들이 어찌나 앙증맞은지 🥰 가슴 위에서 캥거루 케어하는데 나랑 아빠랑 번갈아가면서 빤히 쳐다보는 나은이...💜 울지도 않고 얌전했다. 심쿵 그 자체였다. 저 조그마한 아기가 내 뱃속에 있었다니 신기하면서 감격스럽고 행복해서 미칠 노릇 🤍

그리고 하루 종일 이도 못 닦고 깊은숨만 쉬어대서 많이 텁텁해진 입 속... "나은아하~ 엄마야하~ " 하면서 계속 조심스럽게 말 걸었는데 아기한테 입 냄새나는 엄마로 첫인상이 기억될까봐(?) 살짝 걱정도 됐다 🤨 이로써 나은이는 아침 9시 29분 3.02kg로 세상에 태어났다. 

 

💬출산 그 후

출산 후 2일 차 몸 상태는 앉는 고통이 두려워서 회음부 소독하고 의사 선생님 설명 들을 때에도 양해 구하고 일어나있었다. 그리고 얼굴로도 힘을 줬는지 눈 밑 광대에는 빨간 점들이 수두룩하게 올라왔다. 10미터 걸으려면 3분 정도 포경수술한 것 마냥 엉금 엉금 걸어가야 한다. 😇 얼른 좌욕도 꾸준히 하고 몸 회복해서 우리 나은이 많이 놀아주고 안아주고 맘마주고 사랑해 줘야지 ❣️ 울 애기 최고

 

💬출산 후 느낀점

임신, 출산, 육아는 엄마와 아빠의 무한한 희생과 극심한 고통이 뒤따르지만 그것들이 모두 잊힐 정도로 아기가 사랑스럽다. 안 아프고 잘 자라주는 아기를 보면 혼자 감격해서 청승맞게 눈물 나기도 하고 아기 낳길 너무 잘 했다는 마음이 든다. 그리고 육아 시 남편의 애티튜드가 굉장히 중요한 듯 😊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아기 보는 중이라 육아가 지치고 힘들다가도 잘 웃는 아기 보며 기쁜 마음으로 함께 키우는 중이다. 요즘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하고 아기와 펼쳐질 우리 가족의 앞날이 설렐 따름 😌❤️

출산 직후 출산의 고통을 처음 맛보았을 땐 주변 친구들에게 두 번 다시는 못 할 짓이라고 손사레치면서 임신한다 하면 말리고 싶다했지만, 지금은 아기 낳고 키워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며 출산 전도사가 되었다.

그만큼 아기가 주는 행복이 엄청나단 이야기...💙 철딱서니 없는 어른이었던 나애게 엄마라는 직책이 주어지면서 좀 더 성장하며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진 것 같아 문득 스스로가 대견해지기도 하다. 여하튼 출산의 고통을 기록하고자 나의 출산 후기를 생생하게 올렸는데 사실 다 잊혀졌다. 내 목숨보다 소중하고 금은보화 보물 같은 아기가 날 보며 웃을 때의 그 기분이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행복하다. 내가 부모가 되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신기하기도 하면서 아기 커가는 걸 멈추고 싶을 정도로 하루가 무척 아쉽다. 그냥 마냥 아쉽다. 여태 그랬듯이 앞으로도 엄마 아빠가 우리 아기에게 넘칠 정도로 사랑해 줘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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