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여자라서, 딸이니까, 딸 엄마

음... 친정이랑 손절을 했어요.
딸이니까 이해하고 감내했는데 그걸 감내한 내가 머저리라며
뭐 암튼ㅋㅋ
그래서 야무지게 연락 끊고 이런 날 이해해주는 신랑,
너무 예쁜 첫 아들과 최근에 그에 못지않은 딸도 낳았어요.
사실 딸은 낳고싶지 않았어요.
그냥... 생리도 힘들고 결혼생활도 만만치 않고 출산은 어마어마하고 하니까... 그냥 내사람는 안 아팠으면 하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그러나 혹여나 딸이 태어나게되면
넌 결혼 안 하고 자유롭게 살았음 좋겠다
물론 엄마는 널 안고 너무 행복했지만 감내해야할 일들이 생각보다 많이 아프고 힘들어서 그냥 즐겁게 살았음 좋겠다
라고 내 딸에게 말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딸 원하던 신랑은 둘째라 그런가 첫째에 비해 물고빨고도 없고
신랑도 시댁도 결국은 첫사랑인 첫째를 더 애틋하게 생각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 말을 부정하진 않아요.
하지만 끝사랑 역시 소중한걸요..
진짜 별거 아닌데 첫째는 트림을 잘 못해서 신랑이 온갖 방법 다 찾아다 트림시키더니 둘째는 티비보느라 정신 팔려서 등 두드리는 둥 마는 둥 하는 신랑 모습을 보니까
참.. 그게 뭐라고 제 어렸을 때 사랑 못 받은 모습이 투영되서 너무 속상하데요...
그래서 오늘은 조금 더 안고 더 눈마주침 하고 더 뽀뽀하면서 사랑했어요.
번외로 이 마음을 아는지 첫째는 동생이 아무리 울고 시끄럽게 굴어도 짜증 한 번 안내고 안아주고 달래주고 놀아주는 고마운 오빠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참 복 없이 산다 했는데 요 꼬맹이들이 제
모든 복이었나봐요.
잠도 안오는데 마침 둘째 수유 시간도 다 되서 주저리 했어요.
저를 포함한 모든 엄마들, 그리고 딸들.
모두 사랑받기 충분한 존재들이예요.
날이 많이 차가우니 아프지말고 밥 꼭꼭 챙겨먹고 매일은 아니더라도 푹 잠들 수 있는 날들이 많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