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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시려나요? 다운증후군 윤호가 한살이 되어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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깅*
baby face icon만1세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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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61
안녕하세요.
작년 7월이었지요.
비가 주룩주룩 마음까지 젖어오던 장마철,
윤호를 낳자마자 니큐로 보내고
눈물로만 보내다 절박한 심정으로
여기 글을 올렸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흘러
벌써 일년이 되었고 윤호는 한살이 되었어요.

2월 명절인사를 마지막으로 소식을 전하지 못했네요.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일년이라는 시간은 성인에겐 참 짧은 시간일테지만
갓 태어난 아기에겐 평생이라는 긴 시간이었어요.

3월엔 온가족이 코로나에 걸리기도 했고요.
4월초 벚꽃이 흩날리는걸 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그때,
너무나 슬픈 소식을 듣기도 했습니다.

윤호가 사시끼가 있는듯 하여 미리 예약했던 안과검진,
윤호 눈을 보자마자 교수님께서 심각해지시더니
정밀검사를 하자 하셨어요.

결과는..
녹내장, 고도근시, 사시, 눈썹눈찔림, 눈물샘막힘까지
너무나 충격이라 다리가 풀리며 그대로 주저앉았습니다.
빠르면 30대에 실명할 수 있는 녹내장에
당장 안경을 써야할 정도로 심한 고도근시..
믿고 싶지 않은 현실에 눈물로 또다시 보냈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윤호는 그렇게 안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실명을 늦추기 위해 평생을 안약도 넣게 되었습니다.
고작 9개월 아기에게 안경을 씌우고 안약을 넣으려니,
눈물이 앞을 가려 제 눈이 흐릿해질때마다
네가 보는 세상이 이렇구나 하며
또 눈물로 지새곤 했습니다.

하지만 나를 보고 웃어주는 아기를 위해 힘을내고,
오늘 당장 아기의 앞이 잘 보임에 감사하며
미래는 접어두고 행복하게 하루를 보냅니다.

그러다 한번씩 쿵 치는 충격엔 버티지 못하고
또다시 무너져 울기도 했어요.
녹내장 정밀 검사에 왼쪽 시신경은 이미 손상이 심하다 들었을 때,
잠복고환과 음낭수종, 생식기 기형 모두 나아지질않아
수술이 확정 되었을 때,
갑자기 밀크반점이 여러개 생겼는데 신경섬유종이
의심된다고 했을때 등등..
외에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제 마음은 늘 여기저기 치여 멍들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좋은 일도 있었습니다.
갑상선과 청력 검사도 무사히 통과하고
심장은 완치 판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빚은 많지만 드디어 우리집이 생기기도 했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던 돌잔치도 했고요.
교수님의 배려로 비뇨기과 수술을 앞당겨
7월 12일에 하게되었는데
고환 하나는 못살렸지만 후유증 없이 수술도 잘되고
현재 회복도 잘 하고 있는 중입니다.

윤호의 케어는 갈수록 손이 많이 가는데
매주 재활에 줄줄이 있는 검사를 받으러
늘 병원을 들락거려야 하다보니
몸도 마음도 지칠때가 참 많았습니다.

힘이 들어 젖량이 자꾸 줄고,
윤호가 이가 나며 젖을 깨물어 피가나니
어쩔 수 없이 10개월만에
모유수유도 중단할 수 밖에 없었어요.
윤호의 건강을 위해 젖량이 적어 분유보충을 하면서도
계속 젖을 물리고 싶었기에
단유할 땐 속이 상해 눈물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지치고 무너질때마다,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서 절 일으켜 주셨어요.
다운증후군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는걸 보여주려
윤호의 성장 일기삼아 유튜브에 매일 쇼츠를 올리는데,
저희 가족을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에
제가 오히려 위로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윤호 비뇨기과 수술비를
십시일반 모아주신 후원으로 납부하기도 했어요.
주시는 사랑과 도움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 덕에 마음도 약하고 눈물도 많던 제가,
조금씩 단단하게 마음 먹기도 하고
웃음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누구나 저마다의 어려움이 있고
인생은 시련과 고통의 연속이지만,
그 속에 작은 행복을 찾아 온전히 기뻐하고,
어려움 속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이
진정 나를 사랑하는 삶이란 생각이 요즘 많이 듭니다.

다운증후군이라는 병은 윤호를 참 많이 괴롭힙니다.
어디가 안좋다 약하다는 말을 들을때
다운이라서 그렇다는 말에 더욱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윤호는 다운증후군이라서 성장도 발달도 늦고
아이큐가 낮아 지적 장애가 될 것이며
면역이 약하여 모든 병에 취약한데다
회복이 느리고 각종 대사증후군과
암도 치매도 쉽게 온다 합니다.
아마 윤호의 삶은 쉽지 않고 늘 가시밭길처럼
아프고 힘들겠지요.

그래도, 오늘 하루 웃으며 보냅니다.
힘든 가시밭길이지만 같이 걷다
서로 웃고 안아주며 나아가다보면
언젠가, 가시밭길 사이 예쁜 장미꽃이
피어오를거라 믿습니다.

사실은 아직도 윤호가 다운증후군인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처음 글을 적었을 그 때 그 마음처럼
그저 저를 닮고 남편을 닮은,
제 눈엔 너무나 예쁜 아기일 뿐입니다.
언젠가 받아들여야 할테지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들 달라질 것도 없으니
그저 하루하루 예뻐하며 시간을 보내려고요.

유튜브에 소식을 전하고 있기에
마미톡에는 글을 올리지 않다 문득,
윤호가 한살이 되자 신생아시절 그때의 심정이
자꾸 떠올라 이렇게 찾아 소식을 전해봅니다.

그당시 아무것도 모르고 무너져 울기만 했던 저에게
큰 위로와 응원을 해주셨던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다시 전하고 싶었어요.

덕분에 이렇게 꿋꿋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작은 손길로 툭툭 두들겨주신 수많은 위로를 받고
어제보다 오늘 더 강해지려 노력하면서요.

일년동안 좋았던 일도 슬펐던 일도 참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슬펐던 일은 흐릿해져가고
좋았던 기억만 반짝반짝 펼쳐져
윤호와 함께했던 일년이 은하수처럼
아름답기만 한것 같습니다.

사랑으로, 사람으로 저희를 살아가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겠습니다.

어떻게 감사를 표할 수 있을까요.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건강하시길,
행복하시기를 마음으로 빌겠습니다.

한살이된, 최근 윤호 사진으로 인사드립니다.
오늘도 힘내시고 많이 웃는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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