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산 자분 후기

내 몸에 칼대고 싶지 않았고 아이를 위해서라도
무조건 자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음
임신 중 아무런 제약이 없었고 노산일 뿐 평소 매우 건강해서
자분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에 차있었음
먹고싶은 거 하고싶은 거 다함
스트레스 지수 0
엄청 먹었음. 몸무게는 총 13kg 증가했는데
먹은 것에 비하면 덜 찐편(?)

-40주(예정일 당일) 출산 기미 전혀 없음 40주 4일 유도 하기로 함
-40주 3일: 여전히 낳을 기미가 안 보임. 이러다 수술할까봐 병원가서 41주까지는 기다려보겠다고 해서 41주차까지 기다려보고 이후 유도분만하는 걸로 미룸. 이후 이슬도 없고 가진통도 새벽에만 잠깐 있을 뿐 아무런 소식이 없음.
초조한 마음에 짐볼사서 틈틈히 탐.
-40주 4일: 오후 진통 시작 , 2시간 정도 진통 겪고 진통간격이 10분 이하로 줄진 않았지만 마니 아파하니 병원에 연락. 병원에서 일단 오라 함.
-오후 7시: 병원 도착 관장, 제모. 진통때문인지 수치심, 굴욕같은 건 없음 내진하더니 자궁문 1cm 열렸다고 함
자궁 경부가 딱딱하다고 하셨는데 이게 지옥의 시작일줄은
그땐 몰랐음
-오후 9시 반: 무통 주사 시술. 자궁문이 4cm 는 돼야 놔준다는 정보를 듣고갔는데 나는 1cm인데 바로 놔줌. 뭐지? 했지만 바로 효과나타나서 무통천국행
-오후 11시 반: 두번째 내진 20-30% 열렸다 함. 진행이 느려 실망스러웠지만 곧 두번째 무통주사 놔주셔서 다시 천국행
무통주사는 대개 2시간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함
-40주 5일 새벽 3시: 간호사샘이 3번째 무통주사 놔주시면서 앞으로 힘들테니 자라함. 진통이 오고 있긴 했지만 못 견딜 정도는 아님.
-새벽 6시: 진통이 강해짐 무통주사 4번째 맞았으나 아무런 효과 없음. 지옥문이 열림 손이 달달 떨리고 진통이 올 때마다 소리도 질러보고 호흡도 해보지만 차라리 기절하고 싶음. 진통이 지나가면 남편한테 허리를 문질러달라했는데 이게 진통 완화에 큰 도움이 됨.
-오후 12시 반: 12시간이 넘는 진통 끝에 출산. 자궁 경부가 딱딱해서 출산이 오래 걸렸다고 함. 후처치가 더 아팠다는 후기도 있었는데 진통 과정이 하도 힘들어서인지 나의 경우에는 후처치 과정이 전혀 힘들지 않았음.

힘들지만 자분하고 나니 그날 저녁부터 걸어다닐 순 있음
병원 차트를 보니 나만 자분이고 다들 제왕인 것 같은데 병원에 산모들은 보이질 않음. 다들 누워계시나 봄
회음부는 아프지만 출산 당일날 야식으로 치킨먹고
그 다음 날 샤워하고 컨디션 좋음

출산하신 분들 모두 위대하다.
엄마는 나보다 더 오랜시간 진통했다던데
울엄마는 어찌 이걸 겪었을까 엄마한테 더 잘하자.
둘째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