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운증후군 아기 윤호 백일기념 근황을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다운증후군 아기를 키우는 윤호맘입니다.

유노 비뇨기과 결과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서
기쁜 마음에 이렇게 근황을 올려봅니다.

잘지내시죠? 윤호는 이제 114일차 아기입니다.
얼마전 백일잔치도 했습니다.

백일까지 살아줘서 고맙다는 의미의 백일잔치지만
요즘은 다들 건강하니 그저 기념일일뿐인데
윤호를 키우다보니 정말 백일까지 건강히 살아줘서 고마운 마음에 나름대로 즐겁게 준비했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고 조언해주고 또 위로해주시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렇게 가정을 유지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요즘 살면서 너무나 나쁜일과 무서운일들이 많고
다들 경쟁하며 살아남기 바쁘니
정이나 따뜻한 손길이 없어진줄만 알았는데
이번에 크게 깨달았어요.
사람은 사람과 살아간다는 것을요.

고맙습니다. 윤호가 백일까지 무사히 지낼 수 있던건
많은 사람들의 응원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윤호는 생식기 기형이 있습니다.
수술 해야할 지 여부를 알기 위해서
엇그제 비뇨기과를 갔습니다.

비뇨기과 수술이 얼마나 크고 어려운 수술인지 알기에
수술 하지 않게 해달라 얼마나 빌었는지 모릅니다.
이 작은 아기 몸에 더이상 칼을 대고 싶지도 않았고요.

검사 결과 6개월을 다시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정이 미루어 진것이지만 지켜보게 됬다는건
수술을 안할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해서
많이 기쁩니다.

그런데 윤호가 90일 이후부터 숨을 다시 가삐 쉬기 시작했습니다.

윤호는 태어나자마자 폐동맥고혈압으로 입원했던터라
퇴원을 해도 숨이 가쁠 수 있지만 커가며
나아질 것이다고 했는데...

가쁜 숨이 조금씩 나아지는 듯 하더니
다시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걱정이되어 교수님께 여쭤보니
심장수술이 잘못되었는지 재확인해야한다기에
심장내과를 갔는데 문제는 없었습니다.

아마 후두나 폐쪽의 문제인듯 하다고
후두 외과랑 호흡기 내과를 다음달로
다시 잡아주었습니다.

기침은 가끔 하지만 열도 안나기에
다음달까지 버텨보라 했습니다.
요즘 젖먹을때도 숨이 차서 헉헉하는 모습이 자주보여
마음이 아픕니다만 좋아질거라 믿고
열심히 직수를 해봅니다.

직수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윤호가 빠는 힘이 늘었어요.
틈날때마다 유축하고 국과 두유, 모유촉진차도 많이 마셨더니 젖량도 어느정도 늘어 다행입니다.
젖물리고 유축하고 설거지하니 정말 바쁘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직수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되니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편합니다.

요즘은 윤호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그전엔 윤호가 빠는 힘이 약해 많이 못먹으니
계속 젖을 물려야 어느정도 몸무게가 늘었기에
젖물잠으로만 잠을 잤었습니다.

재활도 고정 시간 자리가 없어
때와 날이 없이 콜이 올때마다 불려다니다보니
수유텀도 잠텀도 모두 엉망이었습니다.

이제 직수가 어느정도 되고 90일이 넘었으니
젖물잠을 고쳐야 한다 했습니다.
젖물잠은 중이염을 자주 일으키는데
다운증후군에겐 중이염이 폐렴까지 가는 일이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고요.

그뒤로 온갖 방법으로 재우기를 했습니다.
쪽쪽이도 한두번 성공하더니 거부해서 잘 안되더라고요.
젖물고 못자게 했더니
요즘엔 안아재워달라 많이 보챕니다.

그뒤로 엄청난 등센서가 생겨선
요즘 등만 대면 크게 웁니다.
재활 선생님 말로는 드디어 윤호가
복근이 조금 생겨서라 하네요.

보통 아기들은 복근이 빨리 생겨 등센서가 빨리 오는데
다운증후군 아기들은 좀 늦다합니다.
어른도 복근 생기려 할때 통증이 생기며
배가 수축되는것처럼
아기도 배가 당기니 다리를 들게되고
그럼 불편해서 누워서 못잔다고 했습니다.

좋은거라 했지만 당분간은 힘들거라고 하더라고요.
복근이 더 생겨야 누워도 안불편할 거라고요.
운동을 더 많이 시켜야 한다 했습니다.

호흡을 가빠하는데 운동을 자꾸 시키려니
마음이 아프지만 이것 또한 건강해지는 과정이기에
열심히 틈날때마다 운동을 시킵니다.

얼른 숨이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남편은 이직을 했어요.
그동안 당직 있는 일을하다 몸이 많이 상했었는데
주간직으로 옮겼습니다.
월급이 더작아져서 아쉽습니다만
윤호를 위해서 우리 건강을 챙기기로 했습니다.
윤호보다 하루라도 더 살아야지요.
돈은 없어도 건강이 최고임을 깨달았습니다.

요즘에 10년전 사고로 떠난 동생이 자꾸 생각납니다.
윤호가 태어나곤 동생 산소도 못가봤어요.
저는 잠을 깊게 못자는 체질이라
꿈도 매일 꾸는데 윤호 낳고선 꿈에도 동생이 안보이네요

어릴때 같이놀던 사진은 종이앨범에 있는데
크면서 찍은건 별로 없더라고요
핸드폰이 중학교때부터 있었건만
같이 동영상도 안찍었었네요..

그래서 나중에 저랑 남편이 떠나고
혼자남게될 윤호에게 많은 추억을 남겨두고싶어
저처럼 아쉽지 말라고
요즘 열심히 영상을 찍고 남깁니다.

유튜브에도 올리는데 생각보다 더 많은분들께서
응원과 격려를 해주시더라고요.
덕분에 저도 남편도 많이 힘을 얻습니다.

나중에 윤호 크면 여기 댓글과 유튜브 보여주며
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응원한다며
힘내서 살자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작은 글 한줄에 얼마나 강한 힘이 있는지
요즘 새삼 느낍니다.

비록 드릴 백일 답례도 없고
댓글에 다 답을 해드리지도 못했지만
윤호 백일까지 키워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윤호 백일 사진도 올립니다.
윤호 유튜브 채널명은 부산꽃집아트꽃월드 입니다.
제가 부모님 가게를 돕다보니 아이디가 이런점
이해부탁드립니다

행복한 주말 되시고요
환절기 몸조심 하셔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