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가 터져서 어쩌다보니 유도분만

퇴원이후 애가 빨리나올까 무서워서 운동을 열씨미 안한 점

32-36주 조기진통으로 인해 입원
39주 0일 정기 검진 때 1센치 열린거 말고는 전혀 진행이 안되어
예정일을 넘길 것 같다고 함. 사실을 받아들이고 맘편히 기다리자 생각함.
같은 날 저녁 7시 20분 쯤 갑자기 뜨거운 물이 주르륵 흐름.
본능적으로 이건 화장실로 뛰어가야할 것 같다고 생각함.
아 이게 양수구나. (분비물이 아무리 많이 나와도 이렇게 많을 수는 없다고 생각함)
그런데 생각보다 계속 콸콸콸 나오진 않아서 멈춘 시간 동안에 긴가민가 하다가 병원가서 확인해야겠다고 생각.
일단 입원할지도 모르니 1시간 안에 샤워, 짐싸기, 코로나자가키트 마치고 병원 도착.
9시 병원도착해서 초음파보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양수가 콸콸 쏟아지는 상황. 관장 완료.(5분 참았다)
새벽 1시 양수가 터진지 5-6시간만에 진통 시작
밤새 진통했지만 주기가 길고 진통세기가 생리통 정도라
진통이 없을 때 잠들었던 것 같다.
새벽 6시 간호사 첫 내진 2센치 열림
내진 후 진통 세기가 세지고 주기가 점점 짧아졌다
8시 간호사 내진 4센치 열림, 자궁벽이 두꺼워서 오전중 분만은 힘들다고 함.
아직 통증은 아프긴 하지만 참을 수 있는 정도
하지만 얼마안가 급격히 통증이 심해지고 힘들다고 생각할때 쯤 무통을 맞자고 하셨다
무통 무섭다 혼났다는 후기가 많아서 긴장했는데, 수술 바늘보다 안아프고 자세도 까다롭지 않았다.
9시 20분 무통 주사 시작 및 촉진제 투여
10시 45분 내진 6센치
무통빨 들기 시작하고 살만해져서 짐볼 운동 시작
12시 15분 원장님 내진 - 아직도 6센치
무통빨이 떨어져서 무통 맞기 직전으로 진통 상태 돌아옴…. 결국 무통빨은 2시간이 전부였던듯….
무통주사 재요청했고 다음번엔 힘줘야되서 이번이 마지막 무통이 될 거라고 하심.
1시 무통빨이 드나 잠시 생각함. 진통이 살짝 약해졌음
근데 아니었음. 이미 진행이 많이 되서 더이상 무통 주사를 맞아도 감통이 되지 않는 상태에 이르름.
1시 40분 간호사 내진 8센치 열렸으나 열린거에 비해 아기가 안내려 왔다고 운동 계속 하라고 함.
이때부터 복도 계속 걸으면서 중간중간 진통오면 벤치에 앉아서 쉬고 짐볼도 계속 함. 너무 힘들더라….
그래도 이때까지는 남편이랑 침착하게 호흡도 계속 하면서 버텼다
이 이후로는 너무 힘들어서 기록을 아예 못했는데,
아기가 나올때쯤 되면 진통의 세기는 정말 말도 못한다.
내 머리를 쥐어뜯고, 분만실 침대 난간을 흔들고 이성의 끈을 놓을 뻔 한게 몇번.
분만실에서 진통하면서 옆방 산모는 왜 저렇게 힘들어 할까
짐승소리를 낼까 하루종일 울까 궁금했었는데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있더라…
이 정도 상태가 되면 아기 낳을 상태가 됬다고 보는지
간호사가 내진을 하고 이때부터 진통이 오면 힘을 주라고 했다.
이때 내진이 진짜 너무 힘든게
지금까지의 내진은 몇센치 열렸는지가 중요했다면
이번 내진은 아가 머리 12시 방향?쪽이 안열렸다며 손으로 직접 열려고 손을 뒤적뒤적 한참을 하시는데 진통이 오는 와중에도 계속 마사지를 하셔서 정말 아프다.
힘을 주고 나면 진통이 더 세져서
침대를 부실듯이 때리고 잡고 있던 남편손을 터트릴듯이 세게 쥐고
온몸을 비틀게 된다
이제부터는 뭔가 끼었다. 회음부로 뭔가 뚫고 나올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러다가 혼자 애를 낳는 것이 아닐까 상상될 정도
한참을 힘을 주고 나니 아기 머리가 살짝 보인다고 하셨고
힘주는 연습 2-3번 후 분만실에 분만준비가 시작됬고
오후 4시쯤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회음부 절개를 하고
다리잡고 힘주기를 하는데 머리가 땅에 닿기 전 2-3번 호흡을 연달아 하니 애가 나왔다.
사실 내가 잘 낳은건지 모르겠다.
힘을 너무 잘준다고 칭찬하는데
거의 애를 잡아 뽑더라
선생님이 애를 뽑아주셔서 잘 낳았다 ㅋㅋㅋㅋㅋㅋ
힘주기를 몇 번 안하는 이유는
그 전의 준비과정이 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길고 힘들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회음부를 꼬매는 것도 아팠다
마취를 했다는데 주사바늘이 욌다갔다 하는느낌이 주사를 2-30번은 맞은 느낌이었고, 생각보다 한참을 꼬매더라.
아기가 나에게 안겨졌는데 현실감이 너무 없다
오후 4시 출산하고 밤새 회복하고 새벽이 되어 후기를 쓰는 지금도 그냥 내가 아파서 병원에 와있다는 느낌이고 아기가 태어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집에 돌아가서 키우다 보면 우리 아가라는 실감이 될거 같다

출산은 누가 선택해줄 수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더더더더 들었다
정말 생명을 걸고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