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양수터져서 급출산했어요!

그러다 갑자기 새벽에 양수가 터지면서 항생제 맞고, 촉진제 맞고 급출산에 들어갔어요!
출산 후 너무 배고팠는데 밥도 바로 먹을 수 있고 당일 혼자 걸어다닐 수도 있어요
출산휴가 전까지 일하느라 바빠서 놀러다니지 못한 것,
배가 많이 나오고 살이 찌면서 스스로가 너무 싫어져서 사진찍은게 없는데 출산하고나니 너무 아쉬워요.
운동도 많이 하고 힘주기 연습도 많이 할 걸 싶어요ㅠㅠ
출산할 때 힘주기를 제대로 못해서 아가도 저도 너무 힘들었어요.

01:50 소변에 살짝 붉은 피 보임
소변을 본 상태였음에도 잔뇨감이 계속 보임
2-3차례 화장실 다녀오고 휴지에 피 비침을 보이는게 반복
후 양수 흐르는 느낌
생리대 착용 후 병원으로 이동
02:30 병원도착
코로나검사
양수검사/ 양수파열/ 내진/ 자궁문 1.5cm열림
항생제 투여
진통은 있으나 참을만한 정도
03:45 무통관삽입
새우등자세/ 부분마취주사는 따끔
무통관삽입시 찌릿한 통증이 계속 지속됨
진통의 강도가 점점 세짐 / 배통증+허리통증
남편은 출산가방 챙기러 집으로 귀가
04:00 10-15분 간격으로 진통 지속됨
아직까지는 심호흡으로 통증을 견뎌낼 수 있을 정도
진통이 올 때마다 신음이 나오지만 참을 수 있음
04:30 옆방 산모님이 출산하는 소리를 들으며 공포에 떠는중
진통은 계속 10-15분 간격
진통도 아픈데 무통관 삽입한 척추쪽에 찌르르 통증
걷거나 움직일 때마다 척추부터 엉덩이까지 통증이 계속 됨
아직 남편이 돌아오지않음ㅠㅠㅠ
05:00 옆방 산모님 출산! 부러우면서 무서운 이 기분...ㅠㅠㅠㅠ
진통 강도는 조금 더 강해짐 아직까지는 주기가 줄지않아
신음소리와 심호흡으로 참을 수 있을 정도
남편이 병원으로 돌아왔음
07:00 분만실로 이동/ 자궁문 2.5cm 열린 상태
30분 걷고 오면 무통주사 놓아준다고 간호사가 이야기함
07:30 진통오면 쉬고, 걷고 반복하다 간호사 급하게 호출
진통 강도가 너무 심해져 제발 무통주사 좀 놔달라고 애원
1차 무통주사 / 무통주사 돌기까지 15분정도 소리지름
심호흡이고 뭐고 다 필요없이 소리지름
자궁문 3.5cm 열린 상태
07:45 무통천국 시작 / 무통빨이 잘 받는지 날아다닐 것 같음
배 불른 것도 잘 모르겠고 복도를 가로지르며 걷기 시작
경보로 분만실 앞 복도를 빠르게 주파 가능하고 짐볼 위에서
엄청난 바운스를 선보일 수 있음
09:40 무통약빨이 끝나가기 시작/ 다시 진통이 느껴짐
10:30에 내진보고 2차 무통을 놔준다고 함
10:10 간호사 호출/ 제발 다시 무통주사 좀 놔달라고 함
내진/ 자궁문 8cm 열린상태
2차 무통주사 놔줌
10:30 분만준비 시작함 / 힘주는 법, 호흡 설명함
무통빨로 힘주는 타이밍을 모르겠다고하자 괄약근에
수축이 들어가면 힘주라고 설명 받음
10:45 본격적인 분만시작
심호흡, 힘주기 하나도 되지않음
무통이고 뭐고 1도 소용없음
밑으로 힘이 안들어가고 얼굴로만 힘이 쏠림
10초 숨참고 힘주기 호흡이 부족해서 못 함/ 소리지름
너무 아프다고 엉엉 울며 애원함
간호사 5명이 달려들어서 다리밀어주고 배 눌러주기 시작
회음부를 절개하는데 아픔이 느껴지긴하나 진통이 더 아픔
아기 머리가 보이는데 골반에 껴서 힘들어한다고 애기 힘
드니 엄마가 힘내라고. 울지말고 정신차리고 힘내라고
응원해줌
무언가 뜨겁고 크고 울컥한게 나옴
아기머리가 나왔다고 하는데 힘을 줘도 아이가 안 나옴
간호사가 머리 뒤로 앉아 머리를 받쳐주고 배를 쥐어짬
비명과 심호흡과 죽을것 같은 힘주기가 시작됨
11:58 따뜻한 무언가가 왈칵 쏟아지며 아기 출산
묵직한 덩어리가 가슴 위로 올라오는데 아프고 서럽고
예쁘고 세상의 모든감정이 다 총 출동함
아이는 신생아실로 이동
회음부 꼬매고 태반제거를 위해 배를 누르는데 태반이
자궁에 붙음/ 회음부 꼬맨부분 다시 절개하고 담당의가
손으로 태반제거/ 배 누르고 태반 빼는데 소리지르며 악씀
무통주사 다시 놔주고 태반제거하는데 무통이 1도
느껴지지않음/ 아프다고 애원하는 소리와 비명만 가득함
12:20 태반제거 후 다시 회음부 봉합
일부 태반이 덜 제거되어 추후 병원에 다시 방문하여
제거하기로 함
13:30 출혈량 및 자궁수축 확인 후 문제가 없어 입원실로 이동
태반제거할 때 넣은 무통주사와 후처치 후 남은 진통제
약빨로 잘 돌아다님

다음날 오전 9:00 소독시간에 태반 일부 제거하다 출혈이 생겨 휠체어타고 병실로 복귀
출산 때 하도 배를 눌러서 멍들고 손톱자국에 피나고, 움직일 때마다 갈비뼈 통증이 있어 돌아눕거나 일어나기도 쉽지않음
(물론 간호사선생님들께서 눌러주시지않았다면 태반협착으로 애기는 나오지도 못했을꺼고 결국 수술에 들어갔을꺼라 감사합니다ㅠㅠㅠㅠ 고생하셨어요)
출혈이 멎지않으면 수술에 들어가야 할 수 있다고 수액용 바늘 다시 삽입(제거한지 1시간도 안됐는데.......)
점심 이전으로 출혈량이 줄어들기 시작해서 다음날까지 수액 맞으며 상태를 보기로 함
일주일 후 검진날짜를 보고 잔류태반을 확인하여 제거하기로 함

제왕절개든 자연분만이든 세상의 모든 출산은 엄청나고 대단해요... 엄마되는게 진짜 쉬운게 아니네요...ㅠㅠㅠㅠ
그래도 내 사람보면 좋아요. 예뻐요!
하지만 둘째는 정말 못 낳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