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급한 초보맘의 37주 출산후기(긴글!)

사촌언니들이 제왕 하면 5일간 밤마다 칼로 찌르는 고통을 겪는다고 하길래 한번만 아프고 말자 하고 자연분만 선택

34주 부터 초음파 볼 때마다 아기가 좀 크다고 빨리 낳아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36주에 이미 3.2키로로 나오더라구요
원래 임신 중에도 운동을 꾸준히 하긴 했는데 34주부터는
더더더욱더 운동을 많이했어요
걷기 40분 이상이나 천국의계단 20분
혹은 집에서 스쿼트랑 체조 20분 이런식으로
질리지 않게 아침점심저녁으로 틈틈히 운동많이했어요
아기가 내려와야 수월하게 진통 걸려서 낳을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집안일도 일부러 더 많이했어요!
제가 원래 성격이 좀 급한 편이라 애기가 크다 하니 더 조급해져서 빨리 낳아야돼 이런 일념 하나로 활동량을 엄청 늘렸답니다..
당일 아침에 아직도 아기 방 안꾸미고 놔둔채로 있어서
남편 출근 한 사이에 2시간에 걸쳐서 방을 꾸며보았어요
그게 되게 영향이 컸는지 그 후로 계속 가진통이 있더라구요
(30주 정도부터 밤에 가진통 살짝씩 있었음)
평소에는 한 번 가진통 하고 마는데 그날은 계속 한시간마다 한번은 가진통이 왔어요
그치만 오후에 친구들이랑 마지막으로 만나기로해서
친구 집 가려고 버스 타고 숑숑 갔습니다
친구 집에서 수다떨고 간식먹는데도 미묘하게 배가 계속 당기고 아프더라구요
곧 나오겠다 생각하긴 했는데
그날 밤 10시부터 배가 계속 규칙적으로 10분에 1분정도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생리통 같은 느낌이 점점 심해지는 그런 기분이었어요
가진통은 걸으면 없어진다길래 11시정도에 일어나서 베란다를 서성였는데 오히려 허리랑 골반까지 통증이 심해지더라구요
진통 어플로 보니까 5분 간격인 느낌이었는데 이슬도 안비치고 양수가 새거나 이런것도 없어서 애매하게 생각하다가 병원에 전화하니 내원하라고 하더라구요
급하게 잠옷에 슬리퍼에 출산가방 들고 병원에 갔습니다
가자마자 누워서 내진하니 간호사선생님이 2.5센티 열렸다규 오늘 낳아야되겠네요~~~ 하고 가셨어요
듀근듀근....
분만실에 자리 잡고 있으니 의사선생님 오셔서 내진하시고 방 옮겨서 초음파 한번 보고 내진 한번 더 하고
무통이랑 관장 준비하라고 하시더라구요
분만실에서 관장 약 넣고 몇 분 참으라하셨눈데
그러등지말든지 화장실 바로가버림.....
그때 진통이 엄청 심한 상태라 관장고통과 진통고통이 동시에ㅠㅠㅜㅜㅠ
관장을 좀 더 미리 했다면 좋았을 것 같더라구요....
그 후에 내진 하고 무통 연결 할 때까지 4센티 열렸었는데
너무 아파서 몸이 덜덜 떨리더라구요
남편 손 붙잡고 덜덜 떨다가 무통 들어가니 30분 후부터는 그냥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음....
진짜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아가지고 졸다가 핸드폰하다가 하면서 9시간을 보냈어요
금방 나올 줄 알고 졸다가 깨고 그랬는데
그냥 푹 잘걸그랬다는 후회가 지금은 좀 드네요ㅋㅋ
제가 무통이 엄청 잘 받는 타입이었나봐요
(다리가 너무 아무 느낌 없고 마비되버려서 불편한건 있었어요)
9시간 다 되어가니까 약간 아래쪽으로 느낌이 있긴 하더라구요
보니까 진통 강도가 거의 70-80정도 됐어요
원래 그때 힘주기 안하긴 하지만 너무 지루하고 지쳐서 혼자서 약간 배에 힘주기 해보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금방 90까지 가더라구요
아프진 않았지만 간호사선생님한테 밑에 내려오는 느낌 좀 있다고 했더니 힘주기 연습 시켜주셨어요
힘주기 연습 할때는 남편 나가있으라고 했어용ㅎㅎ
무통때문에 정말 아무 감각이 없었지만 유튜브에서 본
태림법을 생각하며 배랑 회음부쪽에 힘을 동시에 주려고 노력했더니 너무 힘 잘준다고 연습 6번 만에 애기 머리카락 보인다고 준비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의사선생님 오시규 천같은거 다 깔고 남편 들어오라 한 후에
열상주사 놓고 절개도 하고 남편이 고개 들어준 채로 힘주기 세번 정도 시키는대로 했는데 마지막에 뾰뵥 하는 느낌과 함께 아가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정말 그 느낌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어요
애기 울음소리 들리니까 저도모르게 눈물이 쥬류륙
지금도 생각하니 눈물 쥬루륙...
아기가 우렁차게 우니까 뭔가 안도감도 들고 내가 열달이나 이 애기를 키워서 세상에 내보냈다는 성취감도 들고
존재 자체가 너무 이쁜 기분이더라구요
남편도 울고 저도 울공ㅋㅋㅋ
남편이 태어난 시각 불러주규 손가락 발가락 세규 탯줄 자르고 보냈습니다
근데 3키로가 안되고 2.86키로더라구요ㅠㅠ
쪼꼬미였는데 허벅지 길이가 길어서 체중이 높게 찍혔나봐요
엄마가 성격 너무 급하게 또 자발떨다가 쪼고맣게 낳았나 싶고 넘 미안했어요ㅠㅠ
태반 빼는 것은 그낭 뭔가 스르륵 나오는 느낌이었고
회음부 꼬메는 것도 무통 때문에 무감각..
그 와중에 저 원래 주사바늘 맞는거 싫어해서 링겔 빼고싶다는 마음 뿐... ㅋㅋㅋ
한 시간 정도 누워있다가 휠체어에 실려서 입원실로 갔어요
다른 분들에 비해서 찐 진통도 무통빨로 하나듀 안겪구
초반 4센티 진통만 한 두시간 한거라...
순산했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무통때문에 자궁문 열리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 것 같기도 해서
둘째를 낳는다면ㅋㅋ 좀 더 버티다 무통 할까 싶어요
지금은 조리원에서 수유콜 대기조로 열심히
지내고있습니당!
다들 덜아프고 안전하규 건강하게 순산하시길 기원할게요!!

출산 직후에는 힘이 하나도 없고 축 늘어져있다가
남푠이 다리 주물러줘서 감각이 좀 돌아왔어요
근데 저녁되니 자궁 수축이 잘 안되서 오로가 콸콸콸 하는 바람에 간호사 샘들께 말씀드렸더니 직접 빼야된다고해서...
회음부 찢어진 상태류 비닐장갑을 낀 손으류 휘적휘적 당해서 그게 진통보다 더 아팟쯉니다ㅠㅠㅠㅠㅠㅠㅠ
자궁 수축이 잘 되는게 중요한가봐요... 수축제 맞고 힘든 밤을 보냈네용....
다음날부턴 아주 쌩쌩해졌습니다!! 그렇게 쫙 빼서 그런지 그 후에 양도 좀 줄어든거같았어요

출산은 정말 그 어떤 일에서듀 느낄 수 없는 묘한 기분인 것 같아요
행복하고 벅차오르는 느낌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그 기분..!
애기는 너무 이뿌고 수유콜때문에 잠 못자는건 힘들지만
보기만 해도 너무 행복합니당
조리원 빨리 퇴소하고 집에서 육아전쟁 하고싶어요!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