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7일 출산후기..ㅎㅎ....

제왕은 배 가르는 수술이 무섭기도하고 수술 전후로 금식 물도 못먹는걸 더 못참을 것 같아서, 힘든데 밥도 제대로 못먹으면 더 서러울 것 같고 자분이 회복이 빠르다는 것 때문에, 내 몸도 아기도 자분 가능해서..

양수 터진 입원 당일 낮에 촉진제 살살(조금만 넣어주심) 맞으며 하루 보내고
촉진제는 4시까지만 맞음 (아기도 힘들어서)
잠을 자고
둘째날 아침 9시쯤부터 다시 촉진제 맞으며 시작
주변 산모들 신음소리 분만 비명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태동검사 및 내진하며 하루를 버티고
(입원 둘째날 맞는 촉진제는 원래 맞는 양으로 들어가며 진통이 바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진통이 느껴지면서 점점 아파오면 유튜브에 봤던 진통완화 자세들 다 해보면서 다리도 찢고 엎드려서도 해보고 걸어보고 안아파지면 공중제비라도 돌고싶은 심정으로 다들 누워서 아파하는 소리 날동안 전 혼자 가려진 커튼 안에서 오두방정 떨면서 진통을 그나마 덜 아파보려고 안간힘을 쓰며....보냈습니다. 허리가 안좋은 저는 낮에는 다리를 찢을 수 있을만치 찢는게 진통완화에 도움되었는데 점점 심해지면서 밤에는 다리를 쫙 벌리고 양 발끝을 손으로 잡고 엉덩이 중심을 뒤로 하여 꼬리뼈를 바닥에 닿게하는 요상하고 추한 자세가 진통이 덜하더라고요. 그러다 새벽 4시쯤 암만 별의별 자세를 해봐도 진통 완화따위가 안되다가 8시쯤되니 몸이 덜덜 떨리는 진통...그러다 무통 맞고 한숨 돌리니 아기가 내려와 배가 아프길래 그곳에 힘을 주기 시작)
분만실로 직행하여
간호사분이 배를 누르고 의사쌤은 회음부를 잘라주시며
전 아픈 배쪽에 힘이 저절로 들어가서 그쪽에 심호흡하며
내쉴때 힘을 있는 힘껏 주었더니
남편말로는 의사샘이 들어간지 5분정도 되었을때 애기 나왔다고 들어오라고
하였다네요
너덜너덜해진 몸을 옆에 보조 간호사쌤이 수면양말 신겨주시고
침대로 옮겨주셔서 대기하다 입원하였습니다..
(진통때 개인적으로 의식적으로 계속 심호흡하면서 진통에 신경이 안쏠리도록 노력하고 주변 비명이나 신음소리 힘들면 이어폰 가져간거 귀에 꽂고 좋아하는 노래 듣다가 갑자기 부모님 생각이 나서 조금 울다가 남편이 밖에 바람 쐐러 나갔다 들어오는 바람에 들켜서 멋쩍게 있다 혼자 진통 이겨내며 명상하듯 눈감고 힘들면 원하는 좋아하는 장소 상상하면서 [저는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 있는 바다 그리고 탁 트인 하늘을 상상함] 최대한 지금의 고통에 집중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낮부터 시작된 진통이 출산 임박할수록 고통이 세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끝날 것이라 정신을 다잡고 마음을 다독이며....시간을 버티니 애가 나오고 고통이 끝나니 육아가 시작..............

튼살 남고 뱃가죽 늘어난거 빼고는 한달 후 몸무게나 몸도 회복되었고 자연분만이라 회음부 빼고는 출산 2-3일 후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음

....화이팅...아기를 생각해서 버텼어요...
(사실 몇시간동안 30분 10분 5분 간격으로 진통이 세지고 잦게 올때마다 출산이고 뭐고 아기 안낳는다하고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ㅎ..)
개인적으로 출산은 회음부 절개가 가장 두렵고 싫었는데 회음부 부분마취로 자르는 느낌은 잘 안들었고(배 아파서 신경안쓰였어요 그냥 이 고통이 끝난다면 뭐든 해주십쇼 심정이었네요) 꼬맬때 마취가 풀리기 시작해서 좀 따갑고 아팠어요
전 가장 힘들었던건 밤낮으로 듣는 산모들의 비명과 앓는 소리...써라운드로 진통하며 듣는 시간이 좀 많이 괴로웠네요...
그래서 병원 출산은 정말 다신 하고싶지 않아요.......
아기는 분만실에서 잠깐 봤을때는 경황이 없고 다른사람들이 있어서 그냥 멀뚱히 봤는데 조리원에서 방안에 단둘이 마주하니 그때서야 실감나고 뭉클했답니다.
마음을 다잡기위해 가져간 아기 손수건이 나름 도움 많이 됐어요
(정신 약해질때 손수건 쥐고 낮에 졸린데 병실 형광들 불빛에 환해서 잠자기 힘들면 손수건 눈에 덮어서 안대로 쓰고 잤습니다 ㅎㅎ)
그리고 분만대기하며 진통으로 아프다고 소리지르면 내진만 더 하더라고요 ㄷㄷㄷ 전 그래서 최대한 참고 진짜 어느정도 진전된 것 같을때 제발로 내진 해달라고 했어요. 내진 많이 해봤자 좋을게 정말 없어요
힘주기할때 항문 아닌 질쪽에 줘야한다 어디에 힘줘야한다 그런거 다 열심히 보고 연습도 나름 했었는데 막상 아기 내려오니 배에 아픈 부분에 힘을 주면서 그냥 항문이든 어디든 아기가 나와야 이 고통이 끝나니 그냥 힘 주라는데로 힘주고 (정신없어서 그냥 무작정 힘주니까 진전은 있는지 더더더 이런 얘기들림) 힘 풀라면 그냥 허어...하고 풀어버렸어요..(그냥 아파서 그냥..빨리 끝내기 위해 시키는대로만함) 관장도 셋째날은 너무 아파하니 건너뛰어서 전 그와중에 변을 지렸을까 걱정되었음...(애 나오고 후처치하는 와중에 저 똥쌌나요..? 물어볼 자신은 없었음...지렸는지 아닌지는 여전히 의문...)어쨋든 골반도 좋다고 하고 아기도 엄청 크지 않아 나름 잘 낳은 것 같습니다.ㅎㅎ
지나고보니 여전히 다시 겪고싶진 않네요!
하지만 지금 우리 아기를 만날 수 있다면 수백 수천번 겪을 수 있을만큼 아기가 예쁩니다 아침에 눈 뜰때마다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신기하고 행복해요
아기가 나와서 만나기 전까지는 이런 고통과 시간이 괴롭고 멘탈 잡기도 힘들었는데 막상 만나고보니 이런 고통에 비할 수 없을만큼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도 드네요
엄마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둘째 생각은 전혀 없
